70대 어르신이 몽금포타령으로 되찾은 웃음 | 풍무동 민요학원
2026.09.07
📍 3줄 핵심 먼저 보기
🔹 은퇴 후 무기력에 빠지셨던 70대 아버님이 — 서도민요 '몽금포타령'에서 고향을 떠올리며 다시 입을 여셨습니다
🔹 복식호흡을 익히며 폐활량과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되찾으셨습니다
🔹 매주 동료들과 교감하며 — 잃어버렸던 웃음과 하루의 의미를 되찾으셨습니다
💡 에디터 노트 (박준열 부원장)
이번 칼럼은 은퇴 후 상실감에 빠지셨던 70대 아버님을 풍무동 민요학원 김포국악원에 모시고 온 따님의 후기입니다.
😔 말수가 한없이 줄어만 가던 아버지
아버지가 은퇴하신 지 3년쯤 되었을 때였습니다.
40년 넘게 일터로 나가시던 아버지가 온종일 집에만 계시게 되면서, 처음에는 "이제 늦잠도 자고 좀 쉬어야지"라며 웃으셨습니다.
하지만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쉬는 것이 아니라 삶의 시계가 멈춘 것에 가까워졌습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의미 없이 TV만 쳐다보시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고
가족과의 대화는 눈에 띄게 짧아졌습니다
살갑게 말을 건네도 "그냥 별일 없다"는 대답만 되풀이하셨습니다
평생 우리 가족의 든든한 기둥이었던 아버지의 하루가 텅 비어가는 것을 보는 건 자식으로서 참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
🌊 "이 노래는 아버지가 어렸을 때…"
아버지를 김포 아트빌리지의 민요 수업에 모시고 간 건, 먼저 수업을 듣고 계시던 어머니의 권유 덕분이었습니다.
예상대로 아버지는 "다 늙어서 그런 걸 뭐 하러 하냐"며 손사래를 치셨지만, 어머니의 끈질긴 설득에 마지못해 따라나서셨습니다.
운명이었을까요? 그날 원장님께서 선창하신 노래가 바로 몽금포타령이었습니다.
몽금포는 황해도 장연군에 있는 포구로,
아버지가 아주 어린 시절을 보내셨던 고향과 지척인 곳이었습니다.
원장님의 묵직하고 애절한 민요가 한옥 마루에 울려 퍼지자, 멍하시던 아버지의 표정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듣고만 계시던 아버지의 눈시울이 어느새 붉게 물들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 아버지가 정말 오랜만에 먼저 입을 여셨습니다.
"내가 어릴 때 저 몽금포 앞바다에 가본 적이 있단다…"
50년 넘게 가슴속에 묻어두셨던 빛바랜 고향의 기억이, 우리 소리 한 자락에 스르르 풀려 나온 것입니다.
🌟 되찾은 목소리, 다시 켜진 삶의 활기
그다음 주, 아버지가 먼저 "오늘 거기 수업 가는 날이지?"라며 외투를 챙기셨습니다. 그 후로 단 한 번도 결석하지 않으셨습니다.
오랫동안 큰 소리를 낼 일이 없어 폐활량이 줄어든 아버지를 위해, 부원장님이 복식호흡부터 차근차근 다시 잡아주셨습니다. 얕은 가슴 숨을 아랫배까지 깊게 내려보내는 연습을 반복하자, 아버지의 입에서 웅장한 진성(통성) 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두 달쯤 지나자 가장 먼저 목소리가 달라졌습니다.
집에서 말씀하시는 소리에 쩌렁쩌렁한 힘이 실렸고
굽어 있던 어깨가 곧게 펴졌습니다
무엇보다 수업에서 함께 소리를 맞추는 동료 어르신들과 교감하면서, 잃어버렸던 환한 웃음이 돌아왔습니다.
요즘 아버지는 집에서도 수시로 몽금포타령을 흥얼거리십니다.
일주일에 한 번,
한옥마을에서 깊은 숨을 쉬고
마음껏 큰 소리를 내며 사람들과 웃는 시간.민요는 아버지에게 단순한 취미를 넘어,
잃어버렸던 삶의 활기와 하루의 의미를 되찾아준 시간이 되었습니다.
장기동이나 운양동에서 풍무동 민요학원까지 어르신 수강생분들이 오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모님이 요즘 부쩍 말수가 줄어드셨다면, 한번 권해보세요 😊
❓ 시니어 민요 수업 자주 묻는 질문
Q. 70대 고령인데 민요를 새로 시작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민요는 복잡한 악보 없이 원장님의 소리를 곁에서 듣고 따라 하는 구전심수 방식이기에 나이와 무관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호흡 기초부터 다져드리므로 폐활량이 약하신 분도 편안하게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Q. 시니어에게 민요가 건강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
매주 반복하는 깊은 단전호흡은 심폐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되며, 가사와 장단을 외우고 부르는 과정은 인지 기능 유지에 긍정적 역할을 합니다. 무엇보다 사람들과 어울려 소리를 내는 활동 자체가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연결에 큰 도움이 됩니다.
Q. 어르신 혼자 오셔도 괜찮을까요?
네, 함께 배우는 또래 수강생분들이 계셔서 금방 어울리십니다. 처음에는 가족분이 함께 오셔서 분위기를 보셔도 좋습니다.
문의 및 예약: 010-5948-1843

